제29화
우리 집을 찾으러 갔었지
밀밭 언덕 사이
둘이 손바닥을 부딪쳤다.
띠꽁!
띠꽁!
바다를 끼고 도는 강화도 해변 일주도로 중에
오직 포장이 안 된 곳은 그곳뿐이었다.
바다로 나가는 커다란 수로를 끼고 자리잡은
저수지와 머언 방파제.
"아, 시원하다!"
"나도 시원!"
"내가 왜 맥주를 자꾸 맥이는지 아세요?"
"응?"
"당신, 입 냄새 때문에."
"흐흐!"
"그래도 이젠 중독이 됐어요?"
"시금털털?"
"꼬리꼬리, 딴 여자 같으면 토해요."
"그래도 러브샷?"
"부라보!"
창밖.
풍광이 제법 괜찮은 솔숲해변으로 하여
뜨거운 태양의 계절.
여름 한 철만 잠시 문전성시를 이루다가 이내
다음 여름까지 잠들어버리고 마는 곳.
당연히 그 마을에 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행락객들 누구도 그곳에
빈 절이 있는 줄 알지 못했다.
푯말도 없을 뿐더러 흙탕 진창길을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엄연한 그의 도반
명진당 혼자만의 토굴이었던 것이다.
약간의 침묵 후.
"우리 공연 해야지요?"
다시 달싹이는
그녀의 붉은 입.
"난 폴로스코프 싫다."
"이번엔 내가 아니고 당신!"
"응."
"그거 잘 하잖아요?"
"못하진 않지."
"해 보세요?"
"공짜는 안 되지."
"당연, 선물이 있지요."
"뭘까?"
그녀가 대뜸 그에게
등을 대고 안겼다.
캔을 들고.
그리고 그녀를 앞에 두고
그가 팔을 뻗었다.
나란히 바다를 바라보고.
그의 손이 자연
그녀의 가슴에.
그의 코는 그녀의 목덜미.
무서운 냄새!
그는 뒤에서 그녀를
꼭 안았다.
"눌러 죽일까?"
"바보!"
뭉클.
이럴 땐 영락없는
사향노루 새끼!
그는 아까 동막 해변을 걸으며
준비해 둔
공연을 시작했다.
"우리 집을 찾으러 갔었지 밀밭 언덕 사이."
"좋아요!"
고소한 냄새.
숨 죽이는 호흡.
"그대의 푸른 어깨 위에 내 흰 손이 얹히고 깜장 눈길은 멀리멀리 한 점."
"좋아요!"
잘 익은 석류 두 알은
아니, 부푼 젤리 덩어리 둘은
그의 양 손에 있었다.
"빠알갛게 빠알갛게 지는 태양 너머에 있었지."
"좋아요!!"
그는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이렇게 차라리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아직 우리 집은 보이지 않는데."
"사랑해요!"
그의 손이
그녀의 따뜻하고
보드러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아!"
그녀의 코에서
바람개비가 돌았다.
"그대는 그렇게 태연히 말했고 나는 그대의 등을 두드리며 걸음을 재촉했었지."
".......!!"
그의 코가 그녀의 목을 넘어
그녀의 가슴에 닿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공연중지는 없다.
"조금 있으면 어둠이 몰려올 거에요. 그러나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끼며 돌아보는
그대의 눈빛은 두려움 하나 없이 가리켰지."
"선물 좋아요!?"
"굿!"
그의 입술이
그리고 혓바닥이
그녀의 젖 무덤 위를
핥았다.
"나쁜 사람!?"
"흐흐!"
그녀가 뒤로 팔을 꺾어
그의 목을 조였다.
"킁킁!"
"후후!"
그의 얼굴이 그녀의 가슴에 묻히고
그의 손이 그녀의 바지를 향했다.
"새벽이면 다시 갈 수 있을 거에요."
"나쁜 습관?"
"밉지?"
"좋아요! 계속?"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숨쉬기 어려운 모양.
"그 때야 비로소 그 집은 우리가 머물기 위해 마련된 집이 아니라 돌아가기 위해 만든
집임을 알았다."
그의 손이
그녀의 바지 단추를 풀고.
"아직 공연 안 끝났어요."
"마지막!"
그의 손이
그의 혓바닥이
그녀의 중요부위를
다 점령했을 때.
그녀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렇다면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밤. 우리 집을 찾으러 갔었지. 끝없는 밀밭 언덕 사이 그대의 푸른 어깨 위에 내 흰 손이 얹히고 초록 눈길은?"
보드라운
그녀의 아래.
손으로 만지기는 처음.
그러면서도 이 방면 선수인 그는
공연을 마쳐야 했다.
"멀리멀리 한 점 빠알갛게 빠알갛게 지는 태양 너머에 있었지."
"또 다른 선물도 있어요!"
"응?"
"화장실 갈 데하고 나올 데는 다른 법!"
"오잉?"
한껏 사람 잡아놓고
치고 빠졌다.
요리조리.
특히 도망갈 때의
궁둥이는
예술이다.
사막의 모랫벌과 같은
곡선의 젖가슴.